top of page

봄 주말에 듣기 좋은 노래

  • purpill
  • 2016년 4월 10일
  • 2분 분량

봄이다. 봄이 예고도 없이 성큼 와서인지 꽃도 한꺼번에 만개했다. 벚꽃, 진달래, 개나리, 제비꽃이 따뜻한 햇볕에 반짝인다. 소풍 가기에, 여유를 부리기에 딱 좋은 날씨다.



Taeko Onuki & Ryota Komatsu의 “1980年代”로 시작을 열자. 밝고 경쾌한 탱고가 즐거운 주말을 약속할 것이다. 유려한 현악기, 빠르고 가벼운 피아노 소리를 듣다 보면 동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 행복해진다. 당장에라도 신나는 발걸음으로 소풍을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 천천히 봄의 자취를 살펴보자. 주말이 즐거운 것은 평일과는 다르게 여유를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Bobby Darin의 “Beyond the Sea”는 그런 여유를 잔뜩 만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풍부하고 낭만적인 사운드, 자신감 있고 느긋한 보컬 덕분이다.


봄 하면 사랑도 빠질 수 없다. 살랑이는 바람, 환한 벚꽃, 부드러운 날씨…. 누구라도 마음이 간질간질해질 것이다. 거기에 Conal Fowkes의 “Let's Do It(Let's Fall in Love)” 가사처럼 작은 파랑새가 “spring, spring”하고 울면 완벽하다. 봄에는 새도, 벌도, 심지어는 교육을 받은 벼룩도 사랑에 빠진다. 무뚝뚝하고 고루하기만 할 것 같은 오래된 암스테르담의 독일인도 사랑에 빠진다. 사람들은 보스턴의 콩까지도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도 사랑에 빠지자고 Conal Fowkes는 노래한다.




한편, 봄은 겨우내 잠들어있던 힘이 움트는 때이기도 하다. 작은 움직임들이 만들어내는 느낌은 경쾌하다. 장 뤽 고다르의 <미치광이 피에로>에서 마리안과 페르디낭이 해변을 뛰어다니며 “Ma Ligne De Chance”를 노래하던 것처럼 말이다. 대화하듯이 나누는 노래와 가벼운 피아노, 관악기가 봄바람처럼 즐겁다.


Jane Birkin의 “Orang Outan”은 장난스러우면서도 귀엽다. 기타의 와 페달(wah pedal) 소리가 특히나 그렇다. 거기에 오랑우탄이라고 장난스럽게 속삭이는 Jane Birkin의 목소리는 무척 신이 나 있다. Jane Birkin이 웃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다. 듣는 사람도 절로 웃음이 난다.


사랑에도 빠져봤고, 장난도 쳐 봤으니 이제는 좀 쉴 때다. 다과를 함께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자. Artie Shaw가 “Begin the Beguine”을 연주해줄 것이다. 30년대의 빅밴드 재즈는 낭만적인데 퍽 겸손하기까지 해서 가벼운 대화를 방해하지 않는다.






마지막은 Sherman 형제가 작곡한 디즈니 노래 “Jolly Holiday”다. 영화 <메리 포핀스>에서 메리와 버트는 분필 그림으로 들어가 산책을 하며 이 노래를 부른다. 메리와 함께하는 휴일엔 마음이 가볍다. 우울하고 평범한 날은 메리가 햇빛처럼 반짝이게 해준다. 행복은 메리 옆에서 꽃피고 수선화는 비둘기를 향해 웃는다.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가사다. 게다가 옆에선 동물 친구들이 함께 노래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봄이다. 성큼 온 봄이 성큼 가버릴까 조금 걱정도 된다. 그러니 이 일곱 음악과 즐겁고 낭만적이고 사랑스럽고 장난스러운 봄 주말을 한껏 만끽하자.



소개한 노래


Taeko Onuki & Ryota Komatsu - 1980年代

Bobby Darin - Beyond the Sea

Conal Fowkes - Let’s Do It(Let’s Fall in Love)

Anna Karina - Ma Ligne De Chance

Jane Birkin - Orang Outan

Artie Shaw - Begin the Beguine

Julie Andrews & Dick Van Dyke - Jolly Holiday


이미지 출처- https://www.45cat.com/record/lg782


Комментарии


최근 기사

최근 기사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