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클럽데이 1주년. 코스를 추천해 드립니다.
- 전자 아무개
- 2016년 2월 25일
- 5분 분량
14년 2월. 제 1회 라이브 클럽데이가 개최되었다. 수 많은 관람객들이 라이브 공연을 즐기기 위해 홍대를 찾았고, 공연 당일에는 2,200명 가까운 인원이 모였다. 라이브 클럽데이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어느덧 1주년이다.

지난 1년간 매달 진행되어 총 12회, 334팀의 뮤지션들이 거쳐갔고, 누적관객의 수만 약 2만 1000여 명이 라이브 클럽데이를 찾았다. 작년 메르스 사태로 공연계가 큰 타격을 받았었음을 고려하면 꾸준히 선전한 것이다.
관객들의 사랑 덕분에 라이브 클럽데이는 선택의 폭을 더 넓힐 수 있었다. 24개의 클럽이 연대했고, 참여 아티스트만 80팀이다. 모두 각자의 색이 있는 팀이기에 어떻게 코스를 짜야 할지 공연을 고민이 될 정도다.

어떤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에디터들이 추천하는 3가지 코스를 준비해 보았다. 각 자의 취향이 담긴 코스지만, 무작정 라이브 클럽데이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다.
1. 전자 아무개 추천 코스- 라이브 클럽데이를 꾹꾹 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코스.
라이브 클럽데이의 묘미 중 하나는 하루 동안 다양한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한 장소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 분위기의 뮤지션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브 클럽데이의 코스는 중요하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나 많아서 잘못하면 시간이 붕 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클럽데이의 시작인 오후 7시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귀가할 수 있는 오후 11시 반까지의 코스를 짜보았다. 꽉차게 즐기고 딱 끝나면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면 된다. 얼마나 깔끔한가?
그리고 곽다경-솔루션스-57-양방언-안녕바다 코스는 이를 완벽하게 만족한다. 곽다경을 통해 재즈의 그루브로 클럽데이의 예열을 하고 솔루션스와 57로 몸을 지지고 양방언과 안녕바다로 피로를 풀고 가는 코스다. 거기다 이 코스의 뮤지션 한명 한명 봐도 전혀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1-1. 곽다경 (19:00~20:00, 클럽 JAZZDA)
'곽다경'은 19:00부터 20:00까지 클럽 JAZZDA에서 공연한다. 곽다경에 대해 소개하자면 일단 성인이 아니다. 만 나이로 6세인 대한민국의 여아이다. 트럼펫 연주자인 곽다경은 만 2세부터 트럼펫 시작하며 여러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까지만 읽고 라이브 클럽데이가 무슨 학예회야?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래의 영상을 꼭 시청해보자.
곽다경은 어린 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즉흥연주, 주법의 부드러움 등이 두드러지는 트럼펫 연주자이다. 이는 곽다경이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강점이다. 경직되지 않았다. 이러한 유연함은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꼭 안아줄 수 있을 것이다. 클럽데이의 시작을 곽다경의 연주로 담백하게 예열해보자.
1-2. 솔루션스(20:00~21:00 상상마당)

‘솔루션스’에게 설명이 필요할까? 솔루션스는 인디 씬의 락스타로 여러 페스티벌과 클럽 공연에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미 실력이 검증된 밴드이다.
솔루션스의 특징은 일렉트로닉 기반의 몽환적이고 틱틱거리는 사운드이다. 공연을 보고 있으면 마치 소리가 울리는 동굴 안에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사운드가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당신이 이 밴드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어느새 고개는 앞 뒤로 제껴질 것이다. 솔루션스를 통해 라이브 클럽데이를 본격적으로 즐겨보자.
추천곡은 솔루션스 1집 <THE SOLUTIONS>의 ‘sound of the universe’이다. 공개되고 시간이 좀 흘렀지만, 솔루션스의 색이 가장 잘 묻어난 곡이라고 생각한다.
1-3. 57 (21:00-21:30 상상마당)

‘57’은 혼성 듀오 락 밴드이다. 정말 단 두명이다. 베이스 세션도 없다. 드럼/보컬 김설(왼쪽)과 기타/보컬 윤준홍(오른쪽)만으로 구성되었다.
이 밴드는 딱 잘라 말할 수 있다. 와일드하다. 쏟아 붙는 느낌이다. 특히 메인 보컬 윤준홍의 에너지가 대단하다. 듣고 있으면 저 사람 내일 목이 쉬어 말 못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드럼을 담당하는 김설의 드러밍도 눈에 띄는데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드럼의 힘이 쿵쿵쿵 느껴진다. 57은 솔루션스 바로 다음에 무대를 서기 때문에 솔루션스의 열기를 그대로, 그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다. 정말 추천한다. 꼭 보고 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30분 밖에 안하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추천 곡은 U&I. 일단 끝까지 들어보자. 정말 대단하다.
1-4. 양방언(21:30~22:30 클럽 ame)
솔루션스와 57의 공연을 연달아 본다면 몸의 피로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몸에게 휴식을 주자. 보다 음악 자체에 집중해볼 수 있는 뮤지션이 있다.

클럽 ‘AME’에서 세계적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이 공연한다. 양방언은 피아니스트이자 뉴에이지 음악가이지만, 그의 음악성은 한 두 장르로 압축하지 못할 만큼 다양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장르로 활동하였다. 양방언의 공연을 관람할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번 공연에는 일본의 천재 소녀 드러머 ‘카와구치 센리’와 전설적인 퓨전밴드 ‘카시오피아’의 베이시스트 출신의 ‘사쿠라이 테츠오’와 무대를 꾸린다. 이들의 연주를 한국에서 감상할 기회는 흔하지 않다.
양방언의 공연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이번 라이브 클럽데이는 록적인 요소도 가미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양방언씨 자체가 ‘NIN(Nine Inch Nail, 나인 인치 네일)’과 ‘Pink Floyd(핑크 플로이드)’의 팬이다. 양방언의 ‘No Boundary’를 추천한다. 앞선 공연의 피로를 씻고 다음 공연을 준비해보자.
1-5. 안녕바다(22:30~23:30 클럽FF)

이제 라이브 클럽데이의 방점을 찍을 때다. 양방언으로 회복된 몸을 이끌고 클럽FF로 가자. ‘안녕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안녕바다는 대한민국 4인조 인디밴드로 수 많은 여성 팬들을 거느린 인기 밴드이다.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로 미니앨범 1집 수록곡 ‘별 빛이 내린다’가 있는데, 들어보자. 그럼 무언가 알알한 소년 감성이 느껴질 것이다. 그것이 밴드 안녕 바다의 특징이다. 무언가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안녕바다의 곡들을 통해 이번 라이브 클럽데이의 추억을 마무리하자.
공연이 끝나면 대중교통을 통해 집에 갈 수 있는 바람직한 공연 시간을 가지고 있다. 추천곡은 ‘내 맘이 말을 해’이다. 이 곡 또한 유명한 곡으로, 안녕바다의 색이 잘 들어난다.
개인적으로 이번 안녕바다의 공연의 단점은 안녕바다가 인기 밴드인 점과 클럽 FF가 넓지 않은 점이 합해져 공연장에 못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조금만 더 넓은 곳에서 공연했으면 어떨까 싶다.
2. 최아무개 추천코스-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 던지고픈 그대에게.
라이브클럽데이 1주년 공연이 엄청난 라인업을 등에 지고 다가왔다. 내일이면 공연이다. 이번 한 주 내내 출근하랴 직장 상사의 잔소리 들으랴, 짜증나도 또 있을 출근 때문에 술 한잔 제대로 입에 대보지 못하고 꾸역꾸역 잠을 청했을 그대들에게! 불타는 금요일 저녁의 열기에 휘발유를 부어줄 공연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공연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20:00 ~ 21:00, 라이브클럽 타(打)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이하 구남)의 오래된 새멤버 김나언(키보드)양의 신나는 춤사위로 우리의 흥에 불을 지피고 시작하자. 공연이 시작되면 김나언양을 사랑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껄?

작년 여름 3집『썬파워』을 발표한 구남은 지난 앨범들 보다 더욱 신나고 활동적인 3집의 수록곡들을 이번 공연에 준비 했을 것이다. 젊은이, 피, 번개, 바디러버는 한번 듣고 가자. 그리고 왠지 앵콜곡으로는 ‘아침의 빛’이 나올 것 같으니 몇시에 일어나느냐 물으면 ‘일곱시!’라고 대답할 준비도 하자.
두 번째 공연 – NP UNION 21:00 ~ 22:00, 라이브클럽 FREE BIRD

신예힙합브라스밴드 NP UNION(엔피유니온)을 두 번째로 보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자. 한번도 듣지 못해본 사람도 있을테고 힙합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Rocky L은 들어 봤을 수도 있다.
전자음으로 이루어진 Beat는 저리가라. 트럼펫과 트럼본으로 머리를 멍하게 만들고 Rocky L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귀를 때리고 수자폰으로 당신의 심장을 울려댈 것이다. 싱글 RAW PAW PAW와 미니앨범 LOW BLOW를 딱 한번만 듣고 가자. 후렴만 외워도 좋다. 가서 소리에 압도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세 번째 공연 – 쏜애플 22:00 ~ 23:00, KT&G 상상마당 (Naver Music 뮤지션리그 Choice)

필자가 작년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에서 봤던 공연 중에 손에 꼽는 쏜애플. 폭포처럼 쏟아지는 목소리에 어우러지는 날카롭고 섬세한 연주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정신줄을 붙잡을 수 없게 한다. 쏜애플은 그들의 곡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가 중요 하지 않다.
들리는 사운드에 몸을 맡기고 저항을 빼면 어느샌가 음악에 맞춰 흔들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바깥은 꽤나 어두워졌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직 지쳐서는 안된다.
네 번째 공연 – 크라잉넛 23:00 ~ 00:00, 라이브클럽 타(打)

무림고수. 전통강호. 끝판왕. 어떤 수식어도 잘 어울리는 크라잉넛의 공연을 마지막에 둔 것은 우리의 흥이 폭발할 시간이 바로 이 때다. 연속 세시간을 열심히 놀다가 왔으니 지칠 법도 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20년차의 관록과 아직도 끓어 넘치는 패기로 지쳐 쓰러진 자를 일으켜 세울 것이다. 미친 듯이 흔들고 성난 듯 소리치자.
우리의 밤은 너무나도 길고 우리의 흥은 쉬이 잠들지 않으려 한다.
에라 모르겠다. 그래, 더 세게 날뛰어라. 하늘을 흔들고 땅을 울리게 만들어 보자꾸나.
3. 최경신 추천 코스 -목소리가 가진 힘을 믿는 이들을 위해.
무시무시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라이브 클럽 데이 1주년 공연이 내일로 다가왔다. 하지만 주변의 폭발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티켓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공연장은 너무 시끄러워서 싫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코스이다. 오롯이 목소리가 가진 힘을 보여줄 음악들.
첫 번째 공연 – 말로 & 전제덕, 20:00~21:30, 클럽 AMP

국내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말로와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공연을 펼친다. 샤우팅 창법과 일렉트릭 기타의 음압 만이 격정을 불러일으키는 건 아니다. 여러분이 경험해왔던 그 어떤 고양감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 되리라 믿는다.
두 번째 공연 – 이아립, 21:30~22:00, 웨스트 브릿지

앞서 소개한 말로 & 전제덕에 비해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이아립이야 말로 부제인 ‘목소리가 가진 힘’이란 타이틀이 가장 적절한 음악가가 아닐까. 화려한 고음이나 스캣은 없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울림이 있다. 기타가 주(主)가 되는 단촐한 편곡이 그 울림에 힘을 실어준다. 첫 번째 공연에서 목소리의 ‘강렬함’을 느꼈다면 이번엔 목소리의 ‘깊이’를 느껴보길.
세 번째 공연 – 바버렛츠, 22:30~23:30, 스트레인지 프룻

라이브 클럽 데이의 (아마도) 유일한 걸그룹인 바버렛츠가 여러분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3명의 여성 보컬이 쌓아가는 화음이 눈부신 무대가 될 것이다. 강렬하고 힘 있는 무대도 좋지만 때때로 기분전환도 필요한 법이고 말이다. 청량감 그득한 공연으로 일주일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시길 바란다.
끝나고 나선 어떡하냐고? 어떡하긴. 착한 어린이는 집에 갈 시간입니다.
이번 클럽데이는 라이브 클럽데이에게도, 관객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매월 개최되는 행사가 1주년을 맞는다는 것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라이브 클럽데이는 클럽들과 아티스트 그리고 관객들이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왔기에 꾸준히 개최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꾸준히 개최되어 2주년, 3주년 나아가 N주년 동안 지속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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